2017년 2월 24일 금요일

스티븐킹 - 리바이벌 (Revival)



스티븐 킹의 <리바이벌> 을 다 읽었다. 
그리고 잠시 책을 덮은 뒤 책장에 놓여있는 
스티븐 킹의 시리즈들을 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스티븐 킹의 소설들은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그의 소설들에서 꾸준히 등장하는 코드는 있다.
마약/알콜중독, 항상 배경이 되는 공간은 메인 주.
어떤 면에서든 문제가 있는 주인공. 무자비한 현실.
다정하지 않은 사회. 하지만 이런 요소들 중에서
내가 가장 스티븐 킹이 잘 다루는 소재를 꼽으라면
'상실의 아픔' 이다. 킹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행동력을 발휘하는 동기는 대부분 아주 중요한 무언가를
잃어버릴 때다. 가족이든 개인의 소지품이든 소중한 추억이든
그것을 잃어버릴까 두려워하는 이들이 킹의 손을 거치면서
우리들 독자들을 책 속으로 몰입하게 한다.
물론 몇몇은 진부해서 그 플롯이 독창적이지 않고
단순한 자기복제에 불과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책을 읽다가 어떨 때는 전개가 예측되기도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나는 킹의 소설 신간이 나오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이번에는 또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어린아이처럼 들뜨게 된다 왜 그럴까

그건 스티븐 킹이 자기의 캐릭터를 '살리는' 재주가 있기 때문이다.
공포소설의 왕이라 불리지만 킹의 소설 속 공포는
초자연적인 공포가 아니다. 초자연적인 소재가 등장하지만
그 소재가 오롯이 공포를 전부 담당하지 않는다.
초자연적인 소재는 말 그대로 소재로 끝나고
그 소재에 접근하는 '인간' 이 가지는 감정을
최대한 묘사해 '공포' 라는 이름으로 포장한다.
그렇기에 킹의 소설은 그만큼 인간적이면서
한 편으로 마치 내 옆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처럼 생생해진다.

그래도 일단 서평이니 <리바이벌>의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제이미 모턴이란 꼬마가 찰스 제이컵스란 목사를 만나고
50년이란 시간 동안 둘이서 작중 표현으로
당구치듯이 서로 마주치고 때로는 떨어지면서
일어난 일들을 다루고 있다. 어릴 적의 제이미를 만난
찰스 제이컵스 목사는 유년기의 제이미가 기억하기론
정말로 기적을 행한 대단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사고로
아내와 아이를 잃은 제이컵스 목사는 설교 시간에
신성모독적인 설교를 하고 교회와 제이미를 떠난다.
그리고 기타리스트로 진로를 잡았던 제이미는
약물중독으로 폐인이 된 시점에서 전기쇼를 하는 마술사로
전업한 제이컵스를 만나 그의 전기치료로 약물중독을 벗어나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하지만, 제이컵스의 전기치료에서
어떤 광기를 발견한 제이미는 그에게서 치료받았던 이들을
조사하다가 그들 중에서 부작용으로 미치거나 폐인이 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제이컵스를 막으려 한다.
하지만 결국 제이컵스의 마지막 실험을 막지 못하고
오히려 도와주게 되버린 제이미는 제이컵스가 행한
최후의 실험의 와중에 어떤 위대한 것(Great One) 을 보게되고,
실험은 성공했지만, 제이컵스 목사는 죽고, 제이미는 미쳐버렸다.

한국판으로 6권짜리인 장편 그것(It) 에서 어느정도 예상했지만
스티븐 킹 역시 러브크래프트의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하게 된
이번 <리바이벌>. 내용만 본다면 20대의 작가가 썼다고 해도 믿을
이 광기 넘치는 소설을 이제 환갑이 넘은 할아버지가 썼다
믿겨지는가 ? 하지만 믿자. 일단 대필은 절대로 안 할 영감님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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